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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공익) 훈련소 후기&팁 총정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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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공익) 훈련소 후기&팁 총정리

isnc 2019. 9. 6. 13:38

 

^^..

 

2016년 8월에 신체검사를 받고, 재검을 거쳐 4급(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다만 2017년, 2018년 사회복무요원 모집에 모두 떨어지면서 병역의무 형태가 정해졌음에도 23살이 된 2019년까지 사회에 있어야 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갔고 구청으로 발령이 났다. 그에 따라 7월 25일부터 8월 22일까지 논산육군훈련소에 입소해 4주 간의 군사기초훈련을 받고 왔다. 본인은 훈련소 안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블로그에 포스팅할 생각으로 꽤 많은 팁들을 적어왔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빨리 업데이트해서 채워 나가도록 하겠다.


 

 

입소 전 준비

 

처음은 입소 전 준비다. 그 중에서도 먼저 준비물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일단 필수로 가져가야 할 것은 '신분증, 나라사랑카드 가방, 친구들 전화번호&주소, 큰 가방, 손목시계' 정도다. 신분증은 입소할 때 필요하고, 나라사랑카드는 PX 갈 때 필요하다. 나같은 경우는 PX를 2주차, 3주차에 두 번 갔는데 최대 5천원까지 구매할 수 있었다.(생필품 별도) 가기 전에 한 1~2만원 정도만 나라사랑카드 계좌에 넣어가도 충분하다. 또한 친구들 전화번호와 주소는 안에서 전화할 시간을 줬을 때 전화하기 위해, 손편지를 보내기 위해 필요하며 손편지를 쓸 것이라면 꼭 우표를 구매해가도록 하자. 그리고 가방은 나중에 군복, 신발 등 챙겨갈 게 엄청 많으니 꼭 큰 사이즈로 가져가는 게 좋다.

 

이외에 필요한 것들은 본인이 판단해서 가져가는데, 반입이 가능한 것이 있고 불가능한 게 있다. 결론적으로, 안 걸리면 장땡이다. 휴대폰도 반입 금지지만 안 걸리면 장땡이고, 담배도 안 걸리고 피면 장땡이다. 다만 걸리면 바로 퇴영 위기에 처하니 배짱이 있는 사람만 숨겨서 사용하도록 한다.

 

본인은 고심 끝에 선크림, 스킨&로션, 클렌징폼, 노트&필기구, 책 5권, 텀블러, 물티슈(클렌징티슈), 위장크림, 라이트펜을 챙겨갔다. 나머지 것들은 다 잘 챙겨갔다. 텀블러, 물티슈는 뺏겼다. 텀블러는 개인 컵 사용불가 지침으로 인해, 물티슈는 변기 막힌다는 이유로 뺏어갔다. 위장크림은 안 사가도 됐다(바를 일이 없었고 바른다 해도 다른 훈련병들 것 같이 쓰면 된다. 죄다 챙겨 온다). 이어플러그는 사격때문에 나중에 보급해주긴 하는데 첫날밤부터 못 자는게 싫다면 미리 챙겨가는 것도 좋다.

 

그 이외에 수건, 팬티, 런닝셔츠, 양말, 비누, 손톱깎이세트, 칫솔&치약, 면도기 등 생활하는 데 필요한 것들은 보급으로 나오니 그 안에서 해결하면 된다. 다만 나는 보급치약이 별로라 해서 따로 챙겨갔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던 듯하다. 팬티도 트렁크 팬티인데 불편하다면 그냥 사제팬티 챙겨가서 입어도 상관 없다. 팬티 검사는 안 한다(...).

 

그리고 안에 들어가면 매일매일 나눠주는 인터넷 편지가 정말 고프다. 본인은 '겨우 4주고 현역도 아닌데 그냥 조용히 들어갔다 나오자'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밤에 편지 오는 시간에 아무 것도 안오면 안 그래도 훈련으로 쌓인 스트레스가 배로 증가한다. 믿을 만한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편지 주소를 SNS에 포스팅해달라 부탁하는 걸 추천한다. 또한 손편지도 안 쓸 것 같지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다 보면 바깥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극대화되서 평소에 글 한 자 적지 않던 사람들도 갑자기 유시민에 빙의, 자연스럽게 편지를 보내고 있다. 편지지와 편지봉투는 무한으로 구할 수 있으니 우표만 잘 챙겨가자.

 

그리고 시계. 시간이 더럽게 안가서 시계를 계속 보고 싶은데 시계가 안 걸려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만원짜리 전자 손목시계를 동네 문구점이나 가는 길 휴게소에 들려 구매하자. 불침번 설 때도 필수로 필요하다. 없으면 엄청 답답하다.


 

훈련은? 

 

1주차부터 4주차까지 순서대로 훈련을 받게 된다. 1주차는 정신교육, 2주차는 영점사격과 기록사격, 3주차는 각개전투와 행군, 화생방이었고 4주차는 구급법과 제식교육이었다. 아마 중대마다 교육 일정이 다를테니 참고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1주차: 정신교육(난이도 하)

교육대 안에 있는 중대 강의장에서 진행된다. 국군의 역사, 독립의 역사 등을 배우는데 대위님이 와서 진행했다. 자칫 지루할 수 있었는데 대위님이 강의력이 인강 강사 빰쳤서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1주차에 정신교육을 하는 건 아마 보급품받고 레자(바느질)도 달아야 하고 이것저것 안에서 할 일이 많아서 그런 것같다.

 

2주차: 사격(난이도 중)

실제 사격 전에 두 번의 기본 교육이 있었다. 일단 우리는 K2를 보급받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M16이었는데 바뀌었다고 한다. 총기를 받고 나면 총기 분해 및 결합과 자세 교육을 받는데, 총기를 손질할 때마다 분해해야 되니(할 일 없으면 계속 총기 손질시킨다) 한 번 배울 때 잘 배워두자. 총을 어떻게 쏘는지는 자세 연습에서 교육을 받고, 바로 영점사격에 돌입하는데 이어플러그를 주긴 하지만 총소리가 많이 크다. 그리고 중대장 지시만 잘 따르면 사고 날 일 없으니 걱정하지 말자. 처음엔 긴장했는데 한 두번 쏘고 나니까 재밌었다. 그리고 쏠 때 소리가 별로 안 컸다. 부사수 자리에서 듣는게 오히려 더 시끄럽다. 그러니 그냥 쏘면 된다. 영점사격은 9발 쏴서 중앙에 세모 모양으로 탄착군이 생기면 합격이고(잘 쏘면 합격시켜준다), 기록사격은 50m, 150m, 200m 표적에 20발 쏴서 12발 맞추면 합격이다. 통제만 잘 따르자. 별 일 없을 것이다.

 

3주차: 각개전투(난이도 상), 행군(난이도 중), 화생방(난이도 중)

각개전투를 하게 되면 훈련소 안을 떠나 더 멀리 나가게 되는데, 더운 날의 각개전투는 지옥 그 자체다. 각개전투는 기초, 숙달, 종합으로 세 번 나눠 진행되는데 확실한 건 훈련장이 죄다 멀다. 1시간 이상 걸어서 가야 하는데 많이 힘들 수도 있다. 마음 먹고 가면 또 어찌저찌 가긴 가는데 개인적으로 더위를 많이 타서 힘들었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각개전투 훈련장에서 실습을 하는데 차등제라는 게 있어 열외하고 싶으면 열외할 수 있으니 알아서 하면 된다. 돌아올 때도 논길 사이로 걸어오는데 더위까지 겹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쓰러지기도 했다. 열외하려다가 안 했는데, 너무 더워서 후회했었다. 날씨 좋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행군은 20km, 완전군장이 원칙이지만 우리는 훈련소 두 바퀴(12km 정도)를 도는 걸로 대체되었다. 완전군장도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진행되었고 단독군장으로 간지라 사실 불평할 게 없었다. 계속 걷는 거라 발이 조금 아플뿐이다. 행군만 하면 힘든 건 끝이다. 화생방은 훈련소에 보급 사정 상 마스크 착용 방법, 실습만 했었는데 가스를 맡아보지 못해서 안타까웠다. 얘기듣기로는 컨테이너 안에 들어가서 정화통 풀고 숨 참다가, 다시 끼우고 나오면 된다고 하니 너무 걱정 안해도 된다.

 

4주차: 구급법(난이도 하), 제식(난이도 하)

구급법은 심폐소생술 교육 및 실습으로 진행된다. 제식 교육은 수료식을 위한 제식 교육이 있는데 손과 발을 함께 올리는 것만 안하면 욕먹을 일은 없다(근데 손 발 같이 드는 사람들 되게 많았다). 이때쯤이면 나갈 생각에 모든 것이 즐거워질 때라 힘들지도 않을 것이다.

 

애초에 사실 이 모든 훈련들에서 공익들은 힘든 거 안 시키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개인적인 팁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팁은 아래와 같다. (본인이 알아서 필터링하길 바람.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이 지는 것이다)

 

TIP 1. 상비약(타이레놀...)이 부대 안에 없다. 이건 가져가면 '과다복용으로 안 좋은 선택을 할까봐' 뺏는데 어떤 공익훈련소 훈련병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4주면 나가는데.... 아무튼 그게 아니라 상비약은 숨겨서라도 가지고 있는 걸 추천한다. 혹시 논산병이라고 들어봤는가? 논산병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더보기

논산병(Nonsan Illness) : 비좁은 구형 생활관 안에 15명씩 억지로 집어 넣어서 한 명이 감기에 걸리면 15명 전체가 감기에 걸리는 괴이한 현상

출처 : 분노 세포

 

아무튼 논산에 들어가는 훈련병이라면 대부분 다 걸린다고 보면 된다. 한번쯤 아픈 순간이 올텐데, 그때 약을 먹고 싶어도 곧바로 약을 주지도 않고 의무과에 보내주지도 않으니 따로 약을 챙겨가라. 약을 가져가서 맡겨놔도 되긴 한다. 근데 자기 몸 자기가 챙기겠다는데 약도 허락맡고 먹고.. 이상할 것이다. 그냥 가지고 있어라. 들켜도 퇴영까진 안 간다. 몇 자 더 적자면 본인 포함 많은 인원들이 38도가 넘는 고열로 인해 고생했는데 환자 취급 안해준다.

 

짐짝 취급한다. 아픈 인원들은 집합할 때 총원에서 빼야 해서 분대장들의 수학 실력을 시험하는데, 기탄수학 A등급에 해당하는 계산도 하기 싫어하는 분대장들이 환자들을 귀찮게 취급한다. 수면 시에는 더 끔찍하다. 환자들은 '전투력 회복실'이라는 곳에 따로 격리시켜놓는데, 각양각색의 환자들 15명이 한 방에서 자기 때문에 별로 안 아팠던 사람도 조금 아프다는 이유로 들어갔다가 시끄러워서 밤새 뜬 눈으로 지샐 수도 있다. 전투력이 회복되기는 커녕 더 악화되니 참고해라. 아프면 자기 손해다. 전투력 회복실에서 혼자 있는 게 아닌 이상 병이 심해지면 심해지지 낫진 않으니 기대하지 마라. 

 

'엥? 청소를 잘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그래서 분대장들이 상관들의 지시를 받아 청소를 매일 밤(+시간 날때마다 시도때도 없이) 시키는데 청소를 할 때마다 생활관 내의 공기청정기가 제발 청소좀 그만하라고 빨간색으로 변한다. 청소해봤자 금방 공기가 더러워진다. 청소할 때 보급으로 주는 마스크를 꼭 끼고 있자. 안 끼고 청소하다 목감기에 걸린다. 어이없지 않은가..? 다들 멀쩡하다가 청소하고 나니까 한 6명쯤이 기침을 쉴 새 없이 한다. 그리고 또 위생관념이 부족한 사람들이 있으니 본인이 위생에 민감하다면 대비할 생각말고 맘을 내려놓자. 어차피 청소를 청소업체처럼 열심히 해도 공기는 쓰레기같고 감기는 필수로 걸리게 되어 있으니 그냥 한 번쯤 감기에 걸릴 생각을 하고 가는 게 좋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인원들이 감기에 걸리면 중대에선 에어컨을 틀어서 그렇다며 밤에 에어컨을 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대장(분대장)이 여러분 건강을 생각해서 그러는 거니까, 오늘은 그냥 창문 열고 잘 수 있도록 합니다"라며 그냥 재우는데, 헛소리다. 더워서 자다가 땀 나서 깬다. 찌는 여름에 생활관 온도도 조정을 안해주니 오히려 없던 병도 생긴다. 뭐라 따질 수도 없으니 그냥 한 번 겪어보자. 겨울엔 그 반대의 상황이 일어날 수도...

 

TIP 2. 훈련소 주변에 도착하게 되면 군복입은 삐끼가 가식적인 미소로 창문 내리라 한 다음에 "훈련소 가시는 길이시죠?"라 말하며 부모님들의 환심을 산다음 "입소 전 안내문입니다 ^^"라며 안내문같은 걸 나눠주는데, 속지 마라. 안내문에는 '훈련소에서 필요한 것들' 이라며 깔창, 팔목보호대 등을 사와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부대 앞에서 부랴부랴 깔창, 팔목보호대 사가봤자 필요도 없고 다 뺏긴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님들의 걱정되는 마음을 이용한 사기 장사 수법이니 절대 속지 않도록 한다. 그땐 몰랐는데 훈련소 안에 들어가서 생각해보니 화가 나더라. 진짜 안내문은 입영심사대 안에 들어가면 나눠 준다. 육군훈련소 마크가 붙어 있는 진짜 안내문만 보면 된다.

 

TIP 3. 훈련소 내에도 많은 책들이 있지만 노잼 책들이 많다. 책은 반입 가능하니 재밌는 책 들고 가면 시간 녹일 수 있다. 가벼운 에세이나 추리 소설 등을 가져가면 비는 시간을 삭제할 수 있다.

 

TIP 4. 머리. 본인은 위 12mm, 옆 3mm로 하고 갔는데 나갈 때 깔끔했다. 더 길면 나중에 지저분해져서 이발 소집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안내문에 따라 3cm에 맞춰 온 훈련병 한 친구는 이발 전까지 동기들에게 '머리가 그게 뭐냐, 빨리 밀렸으면 좋겠다'라는 진담 반 농담 반 잔소리를 듣다가 퇴소 몇 일 전에 싹 밀려서는 가장 짧게 나갔다. 다른 훈련병들 중에서도 안 자른다고 뻐기는 사람들 많았는데(화장실 한 칸에서 밀기 싫다며 우는 새x도 있었다;) 결국 분대장들에 의해 다 밀렸다. 고로 잘 생각해서 이발하고 가길 바란다.

 

TIP 5. 우표에 관해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380원짜리는 우편번호를 알아가야 하며, 470원짜리는 우편번호가 없어도 된다. 얼마나 걸리느냐, 무조건 1주일 그 이상 걸린다. 어쩔 수 없는 '내부 지침'에 의한 일자다. 훈련소 내의 우체국으로 가는데 1~2일, 연무읍 우체국으로 가는데 1~2일, 논산 우체국으로 가는데 1~2일, 서울로 오는데 1~2일, 도착지로 가는데 1~2일. 이런 식이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말자. 2000원이 넘는 일일특급 우표는 3-4일 정도 빨리 간다고 하니 필요한 사람들은 챙기자. 그리고 편지에 우표 서너개씩 발라도 빨리 안 간다. 괜한 기대 하지 말자.

 

 

Q&A

 

 

다 썼는지 모르겠지만 이걸로 마친다. 사실 포스팅에 대한 감이 떨어져서 어떻게 써야할 지도 모르겠다. 고로 이것 뿐만 아니라 훈련소 생활에 관해 궁금한 게 있는 분들은 댓글로 질문 남겨주시면 성실히 답해드리도록 하겠다. 본인은 25연대 소속으로 어제 퇴소했으며, 포스팅한 날짜 근방에서는 아마 가장 최신의 정보일테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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